마당이 수목원

Tour

Tour

Tour

  • Home
  • Tour
  • 주변 관광지
게시판 내용
화암사
등록일 2017-08-16 오후 3:48:18 조회수 615
E-mail k1235120@hanmail.net  작성자 마당이 수목원

 

 

 

불명산 자락에 있는 화암사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사찰로 세월의 흐름을 멋지게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불명산의 자연에 숨어있듯 묻혀있기 때문에 사찰을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시인 안도현은 "나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라 하였다. 국보 제316호로 지정된 극락전이 유명하다

 

단청 거부한 채 원형 보존

 

대낮에도 컴컴하리만치 수목이 빽빽이 우거지고 하늘과 맞닿는 골짜기라 먹방이라 했다는 되재에서 돌아와 비포장도로를 힘겹게 빠져나와 고산운주간 도로에서 운주쪽으로 가다보면 용복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불명산 기슭을 따라 4.5Km쯤 가면 국내에서는 단 하나 뿐인 하앙 구조형 건물을 가지고 있는 화암사가 자리잡고 있다.

 

화암사 극락전은 처마를 지탱하기 위해 하앙이라는 부재를 받쳐 놓은 독특한 건축양식을 갖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절벽과 절벽사이의 계곡에 놓여진 철재계단이 열한번 굽어지면서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물을 발아래 두고 147계단을 오르면 화암사의 정문 격인 우화루를 대하게 된다.

 

우화루는 앞면의 기둥만을 2층으로 하고 뒷면은 축대를 쌓아 세운 공중누각형 건물이다.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에서 보면 1층인 우화루는 기둥위 장식이 복잡한 다포계 양식으로된 맞배집인데 특이한 것은 중앙칸의 대들보와 중보 사이에 화반을 두어 받친 것이다.

 

우화루와 마주보고 있는 정면의 극락전(국보 제316)은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이나 1605(선조 38)에 다시 지은 건물이다. 극락전 역시 맞배집으로 현재 중국이나 일본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단 하나의 하앙구조 건물이다.

 

개발되지 않은 천혜의 관광지

 

화암산는 우화루와 극락전이 남북으로, 불명당과 적묵당이 동서로 마주 바라보고 서 있는 입구()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극락전 왼쪽에는 입을 놀리는 것을 삼가라는 철영제가 있고 적묵당 뒷편에는 산신각 우화루 옆에 명부전이 자리잡고 있다.

 

옛모습을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화암사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기록이 뚜렷한 곳으로 자연적인 지형을 최대로 이용하여 조화를 이루도록 한 건축양식이 선인들의 슬기를 새삼 느끼게하는 곳이기도 하다.이밖에도 화암사에는 지방문화재인 동종과 후불, 고승 산신정화가 있으면 4기의 부도도 있다. 도심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심산유곡의 화암사는 원형이 손상되지 않은 건물로, 개발되지 않은 천혜의 모습 그대로여서 도시민의 휴양장소로 알맞은 곳이다.

 

인간세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쫒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 가는 불명산 능선 한 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을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쫒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안도현, <화암사, 내 사랑>

 

주운 도토리 몇 알 염주처럼 굴리며 느릿느릿 가는 길 화암사로 안내하는 길은 구두 뒤축만큼 움푹하다. 묵언수행 중인가, 침묵만 우려내고 있는 화암사 늑골, 너무 환해서 숨통이 조여 온다. 사내가 보고 싶은 것은 날갯죽지가 부러진 새의 무덤. 불성(佛性)을 탓하랴 비쩍 마른 견공이 누런 혀로 밥그릇을 핥고 있고 사내의 목덜미에도 경전 몇 구절이 식은땀처럼 흐른다.

날숨과 들숨이 섞인 바람은 세상 끝자락을 몰아 부유하는 목어(木魚)를 거칠게 내리갈기고 생은 포개지도 떼 내지도 못하는 애인처럼 거추장스럽고 탐욕을 버리지 못한 호두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일몰 직전의 불그스레한 마음이 마당귀를 적시고 허공에 비명을 심어 놓고 비로소 결박을 푸는 사내 화암사는 하루 종일 난해한 불경을 강독하고 있다.“ 기명숙, <화암사>







첨부파일1 file1 화암사2.jpg
첨부파일2 file2 화암사3.jpg
게시판 이전/다음글
이전글 위봉사 & 위봉폭포, 위봉산성
다음글 동상 운장산계곡